2021년 08월 01호 Global Packaging News

EU 식품·유통기업들, ESG경영 강화

앞 다퉈 ESG경영 성과 발표

건강과 환경을 인식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고, 소셜 미디어의 부상이 소비자들의 행동에 거의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EU의 식품·유통 선도기업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경영의 성과를 주도적으로 발표하고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21일 영국의 대표적인 소매유통업체인 아스다(ASDA)는 온실가스(Greenhouse gas, 이하 GHG) 배출량을 전년 대비 16% 줄였다고 발표했다. 아스다는 2025년까지 2015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줄이고 2040년까지 탄소 중립(NET ZERO) 달성 장기 전략을 위해 저탄소기술에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 중인데, 이 계획에 따르면 2024년까지 모든 대형 수송차량을 디젤에서 바이오 메탄을 연료로 하는 가스방식(CO2e 배출량 80% 이상 감소)으로 전환한다. 유통매장은 2022년 저탄소 냉동기술을 도입하여 냉매가스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모든 매장에 적용될 경우 CO2 직접 배출을 90% 이상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에너지 효율 개선을 목적으로 모든 매장에 LED 조명을 설치했고 유통센터에도 배포 중이다.
영국의 온라인 식품유통업체 선두주자 오카도(Ocado)는 소비자 풀필먼트 센터(Customer Fulfillment Centre, 이하 CFC) 기술로 ESG경영에 혁신을 이뤘다. 인공지능 기반의 수요 예측 엔진으로 CFC의 재고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여 식품 폐기량을 0.4% 대폭 감축했다(업계 평균 2∼3% 수준). 한편 지난해 3월 프랑스 최초로 소매 식품유통기업인 카지노(Casino)도 CFC 기술을 도입했다.
유럽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점점 더 많이 인식함에 따라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건강에 덜 해로운 식품의 연구·개발 프로그램과 사회적 기여 프로그램 등이 진행 중이다.
네슬레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식물기반 제품에 투자, 식물성 버거와 비건 참치(Vuna) 등을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또한 2019년 식품업계 최초로 포장과학연구소(Institute of Packaging Sciences)를 설립, 글로벌 R&D 네트워크, 학계, 공급업체 및 신생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포장재료의 안전성과 기능을 평가 및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에코 디자인을 통해 2019년 말 기준 2015년 대비 14.2만 톤의 포장재를 감축했으며, 2020년 초 포장 솔루션 개발에 약 20억 스위스 프랑(약 2조 4,400억 원)을 투자했다. 2020년 기준 전 제품의 약 88% 포장 용기(플라스틱 용기는 62%)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할 수 있다.
한편 네슬레는 20년 전부터 국제 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과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데, 전년도에는 의료시스템 강화, 응급서비스에 필요한 자원 제공, 약 6백만 스위스 프랑(약 74억 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소외된 지역에 백신을 제공하였다. 또한 2014년 네슬레가 출범한 청년세계연합(the Global Alliance for YOUth)은 정부, 재단, 청소년단체, 학계 및 민간 부문과 협력하여 200개 이상의 회원사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유럽 청년들에게 23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환경적 위기관리 측면에서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포장정책, 지속가능한 원자재 구매, 탄소배출량 감축, 음식물 쓰레기 감축 등을 위한 전략을 수행 중이다. 특히 유럽은 국가 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규제 강화 등 환경·건강 보호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기업들에게 ESG경영은 필수전략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더욱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식품 수출을 위해 대유럽 수출 식품의 원료 생산과정, 포장재 등에 더욱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이구스, 플라스틱 재활용 글로벌프로젝트 투자 확대

25분 만에 플라스틱을 오일로 전환

독일의 첨단폴리머부품기업 이구스가 무라 테크놀로지(Mura Technology)의 플라스틱 재활용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500만 유로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순환 플라스틱 경제와 더불어 플라스틱 재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게 이구스 측의 설명이다.
무라 테크놀로지가 고안해낸 수열 플라스틱 재활용 솔루션은(Hydrothermal Plastic Recycling Solution)은 25분 만에 플라스틱을 다시 오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2019년 이구스의 기술 개발 지원을 시작으로 KBR, 다우 케미칼 등 많은 글로벌기업이 무라의 플라스틱 재활용 프로젝트에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이구스 CEO 프랑크 블라제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이 성장하고 그 효과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가동 예정인 무라의 첫 번째 HydroPRS 공장은 현재 영국 티사이드에 건설되고 있다. 연간 2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첫 번째 라인을 시작으로 4개 라인이 모두 완료될 경우 연간 최대 8만톤의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

중남미의 식품포장 라벨링 시행 현황

‘정크푸드법안’ 등 추진

최근 콜롬비아에서 이른바 ‘정크푸드법안(Ley de la comida chatarra)’이라고 하는 식품 포장 라벨링 관련 법안(347 법안)이 마련되며 중남미국가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정크푸드법안’은 설탕, 감미료, 나트륨,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포함하고 있는 식품에 한해서 포장 라벨링 표시를 의무화한 법안으로,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정보를 바로 인지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콜롬비아식품산업회의소(la Cámara de Industrias de Alimentos)의 Carlos Montes 사무장은 “우리는 산업에 해가 가지 않으면서 정보를 보다 더 잘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며 “식품산업회의소는 콜롬비아가 경고 라벨링을 식품 전면에 부착하는 법안을 채택하도록 2020년 2월부터 정부, 여러 비정부기구들, 식음료회의소(la Cámara de Bebidas)와 협업하여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관련 기관들은 콜롬비아 상원의원 Arturo Char이 최종 토론을 진행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아직 완전히 통과되지는 않았으나 관련된 기준 척도들은 이미 수립된 상황이다.
중남미 국가들의 대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멕시코
2020년 10월 1일 식품 라벨링 법안이 통과되었다. 설탕, 나트륨, 포화지방, 트랜스지방이 과다하게 포함된 식품과 음료 모두에 적용된다. 라벨링은 ‘과다(exceso)’로 시작하는 5개 스탬프로 구성되며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음료제품은 이 스탬프와 별개로 감미료와 카페인에 대한 경고 표시를 부착해야 한다.
또한 멕시코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정크푸드의 광고 제한에 대한 WHO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 아동 및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만화 캐릭터를 식품 패키징 디자인에 넣는 것을 금지하였다.
멕시코의 국립공중보건기구(el Instituto Nacional de Salud Pública de México)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공식품의 약 80~85%는 최소 1개 이상의 스탬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 우루과이
지난 2월 우루과이는 식품 라벨링 법안을 시행하였다. 나트륨, 설탕, 포화 지방, 지방을 과다 포함한 식품에 해당 라벨링을 부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우루과이 현지 매체 ‘El País’에 따르면, 우루과이 정부는 이 새로운 법안을 모니터링하고 꾸준히 평가하는 역할을 할 ‘정부 부처 간 위원회’를 설립하였다. 이 위원회는 우루과이 정부 각 부처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루과이의 Omar Paganini 산업자원광산부 장관은 “식품 전면 라벨링의 중요성은 지금까지 토론 주제로조차 떠오르지 않았었다. 현재 규제 법안들을 이 라벨링 법안에 따라 조정 혹은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페루
2019년 6월 17일 ‘페루의 건강한 식문화 촉진(Promoción de Alimentación Saludable en Perú) 30021 개정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안은 가공식품이나 정크푸드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광고나 마케팅에 있어 정해진 매뉴얼을 따라야한다고 명시한다. 매뉴얼은 설탕, 나트륨, 포화지방, 트랜스 지방을 과다하게 포함하고 있는 식품의 패키징에 스탬프를 부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목해야할 사항은 법안 시행이 계속 미루어져 왔고, 동 법안이 페루에서 통과되어 시행되기까지는 6년 이상이 걸렸다는 점이다.

■ 칠레
2016년 칠레 정부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소비를 규제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들을 도입하였다. 뉴욕타임스지에 따르면, 칠레는 식제품 패키징 디자인을 다시 새로 할 것을 의무화하였고, ‘~의 높은 함유량’이라고 적힌 4개의 스탬프(설탕, 포화 지방, 나트륨, 칼로리)를 포함하게 하였다.
또한 칠레는 학교 내에서 아이스크림, 초콜릿, 감자튀김의 판매를 금지하였고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페이지에서 아이스크림, 초콜릿, 감자튀김을 광고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더하여 칠레 정부는 설탕이 과다 포함된 음료에 한해 18%의 세금을 책정하였다. 이 법안을 3년간 시행한 후인 2019년, 칠레 보건부는 법안 시행 주요 결과에 대하여 설탕이 포함된 음료 구매량, 디저트류 상품, 아침식사 대용 시리얼의 구매량이 각각 25%, 17%, 14% 감소하였다는 공식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현재 건강한 식문화를 촉진하기 위한 법안 시행에 대한 토론이 진행 중이다. 이 법안은 설탕, 총 지방량, 칼로리, 포화 지방, 나트륨 과다에 대한 라벨링 부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동 법안은 주류를 제외한 음료들 중 스탬프를 부착해야 하는 음료들의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 또한 포함하고 있다.
Sergio Britos 식품정치경제연구소(Centro de Estudios sobre Políticas y Economía de la Alimentación) 소장이자 영양학자는 “이 법안의 목적은 고혈압, 당뇨 등의 비전염성 만성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규제 매커니즘을 수립한다는 데에 있다”며 “아르헨티나는 건강하지 않은 성분의 과다로 인한 영양장애 문제가 심각한 나라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을 앓고 있고, 6살 미만 아동의 14%가 과체중이다. 학교에 다니는 아동 및 청소년의 41%, 성인의 70%가 과체중에 해당한다. 2,500만 명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과체중이다”라고 설명했다.